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
회사에서 ERP와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과 함께 일할 기회는 많지만, 직접 코드를 작성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개발자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업무 중 새로운 기능이 필요하면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개발자에게 전달한 뒤, 개발된 화면을 테스트하고 다시 수정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익숙한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AI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코드에 대해 질문하는 정도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AI에게 제가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고 코드를 받아 직접 수정해보기 시작했습니다.
VS Code를 열고 AI가 만들어준 코드를 붙여 넣은 뒤 실행해보고, 오류가 발생하면 다시 오류 내용을 AI에게 보여주면서 하나씩 수정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처음으로 **'개발자가 아니어도 작은 기능 정도는 직접 만들어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본 바이브코딩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실무적인 도구였습니다.
바이브코딩이란 무엇일까?
바이브코딩(Vibe Coding)은 AI에게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고, AI가 생성한 코드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방식입니다.
예전에는 특정 기능을 만들고 싶다면 프로그래밍 언어와 문법을 알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해보니 AI에게 개발 언어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평소 개발자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듯이 설명하면 됐습니다.
예를 들어,
"ERP 화면에 Excel Download 버튼을 추가하고 싶어. 사용자가 버튼을 클릭하면 현재 조회된 데이터를 엑셀 파일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
처럼 제가 원하는 결과를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AI가 코드를 만들어주면 직접 실행해보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다시 수정사항을 이야기합니다.
"버튼 위치를 오른쪽으로 옮겨줘."
"전체 데이터가 아니라 검색 결과만 다운로드되게 해줘."
"기존 기능은 수정하지 말고 다운로드 기능만 추가해줘."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합니다.
제가 직접 사용하면서 느낀 바이브코딩의 핵심은 AI가 프로그램을 한 번에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AI와 계속 대화하면서 결과를 수정해가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코드보다 VS Code 자체가 어려웠다
처음 직접 코드를 수정하려고 했을 때는 코드보다 개발 환경이 더 낯설었습니다.
VS Code를 열어도 어디에서 코드를 입력해야 하는지, Terminal은 무엇인지, 폴더는 어떻게 이동하는지부터 헷갈렸습니다.
개발자들에게는 너무 기본적인 내용일 수 있지만 비개발자인 저에게는 이런 것부터 하나씩 배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AI에게 모르는 것을 바로 질문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오류가 발생하면 오류 메시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이 오류가 무슨 뜻이야?"
라고 물어봤습니다.
모르는 코드가 나오면,
"이 부분은 무슨 역할을 하는 코드야?"
라고 다시 질문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코드를 완벽하게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코드의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업무를 알고 있다는 것이 생각보다 큰 장점이었다
바이브코딩을 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개발 지식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업무용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니 업무를 알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큰 장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회계나 ERP 업무에서는 단순히 버튼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업무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가 신청하는지, 누가 승인해야 하는지, 승인된 데이터가 어디로 이동해야 하는지, 어떤 상태에서는 수정할 수 없어야 하는지 등의 규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내용은 실제 업무를 경험한 사람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AI에게 단순히
"승인 기능 만들어줘."
라고 요청하기보다,
"사용자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Draft에서 Pending Approval로 변경하고, 승인자가 승인하면 Approved로 변경해줘. Approved 이후에는 일반 사용자가 수정할 수 없도록 해줘."
처럼 실제 업무 흐름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요청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요구사항이 구체적일수록 AI가 만들어주는 결과도 제가 원하는 방향에 가까워졌습니다.
바이브코딩을 하면서 업무를 보는 방식도 달라졌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이것입니다.
예전에는 업무 중 불편한 부분이 있어도 **'개발팀에 요청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먼저,
"이건 내가 AI를 이용해서 한번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데이터를 정리하거나 버튼 하나를 추가하거나 간단한 계산 로직이 필요한 업무는 직접 테스트해보게 됐습니다.
회계 업무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달 같은 엑셀을 만들고 있다면 자동으로 만들어줄 수 없을까?
영수증에 이미 금액과 날짜가 있는데 왜 사람이 다시 입력해야 할까?
매달 들어와야 하는 Invoice를 사람이 기억하지 않고 시스템이 알려줄 수 없을까?
이런 식으로 기존 업무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브코딩을 배우면서 코딩 실력보다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를 찾는 습관이 먼저 생긴 셈입니다.
직접 해보니 AI가 항상 정답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AI에게 원하는 기능을 말하면 바로 완벽한 코드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AI가 만들어준 코드를 그대로 적용했는데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고, 한 가지 기능을 수정했더니 기존에 잘되던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프로젝트가 복잡해질수록 이런 문제가 더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한꺼번에 많은 것을 요청하기보다 기능을 작게 나누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처음부터
"Invoice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줘."
라고 하기보다,
먼저 화면을 만들고 → 데이터를 조회하고 → 저장 기능을 추가하고 → 검색 기능을 추가하고 → 마지막으로 Excel Download 기능을 추가하는 식입니다.
한 단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뒤 다음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이것은 직접 여러 번 오류를 경험하면서 알게 된 부분입니다.
바이브코딩을 잘하려면 질문을 구체적으로 해야 했다
바이브코딩을 사용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 중 하나가 질문하는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거 만들어줘."
처럼 간단하게 질문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질문하면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점점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처별로 매월 발생하는 Invoice를 관리하는 화면을 만들어줘. Vendor, Invoice Date, Amount, Due Date, Payment Status가 필요하고 Monthly와 Quarterly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해. 월별로 처리된 Invoice도 확인하고 싶어."
처럼 실제 개발자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듯 설명합니다.
그리고 한 번에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기보다 결과를 보면서 계속 수정합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바이브코딩에서 중요한 능력은 코드를 많이 아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개발자가 필요 없을까?
저도 바이브코딩을 경험하면서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쉽게 개발할 수 있으면 앞으로 개발자가 필요 없는 것 아닐까?"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볼수록 오히려 개발자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도 알게 됐습니다.
간단한 화면이나 기능을 만드는 것과 여러 사용자가 사용하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데이터베이스 구조, 보안, 사용자 권한, 서버, 성능,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처럼 프로젝트가 복잡해질수록 전문적인 개발 지식이 필요했습니다.
AI가 만들어준 코드가 작동한다고 해서 그것이 좋은 코드인지, 보안상 문제가 없는지까지 비개발자가 판단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이브코딩이 개발자를 없애는 기술이라기보다 개발자와 비개발자 모두가 개발하는 방법을 바꾸는 도구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비개발자인 내가 느낀 바이브코딩의 가장 큰 장점
제가 바이브코딩을 사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개발자가 된 것이 아닙니다.
아이디어를 직접 테스트해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예전에는 새로운 기능을 생각해도 개발 요청서를 작성하고 설명한 뒤 결과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지금은 작은 아이디어라면 AI를 이용해 직접 만들어보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기능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괜찮으면 더 발전시키고, 생각보다 필요하지 않으면 버리면 됩니다.
특히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는 실무자에게는 이런 방식이 꽤 유용하다고 느꼈습니다.
바이브코딩을 처음 시작한다면
저처럼 개발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웹서비스 전체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본인이 매일 또는 매달 반복하고 있는 작은 업무 하나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엑셀 파일을 자동으로 정리하거나, 특정 데이터를 조회하거나, 반복적인 계산을 자동화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AI가 작성한 코드를 무조건 믿기보다는 직접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 업무에 적용한다면 개인정보와 회사 내부 데이터를 외부 AI에 입력해도 되는지 회사의 보안정책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마무리: 바이브코딩을 직접 해보고 달라진 생각
바이브코딩을 접하기 전에는 프로그램 개발은 개발자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제가 개발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디어가 생겼을 때 "나는 코딩을 모르니까 못 해"라고 바로 포기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AI에게 물어보고, 코드를 받아서 실행해보고, 오류가 나면 다시 질문하면서 작은 기능부터 직접 만들어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코딩 문법이 아니었습니다.
업무의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개발의 시작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불편한지, 어떤 작업을 자동화하고 싶은지, 사용자가 어떤 순서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AI도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어줍니다.
저처럼 개발자가 아니지만 회사에서 반복적인 업무를 많이 하고 있다면 거창한 프로그램보다 작은 자동화 하나부터 바이브코딩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직 배우는 과정이지만, 앞으로는 단순히 AI에게 질문하는 것을 넘어 내 업무에서 어떤 부분을 AI와 자동화할 수 있을지 찾아보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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